이틀전... 새벽에 갑자기 막내녀석이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굴러서 응급실에 갈까 하다가,
" 배에 가스가 차서 그런것은 아닐까? "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무식하면 용감하다? ㅋ)
일단은 화장실 변기에 앉혀 놓고 졸린눈을 비벼가며 막내녀석을 달래주었습니다.
그러더니 몇분 후...  갑자기 토를 하더군요... 헐... 토를 하고 나더니 이제 배가 안아프다고 해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출근하려구 아침에 일어났는데 또 다시 배가 아프다고 데굴데굴... 기분에 또 토를 할것 같아서 화장실로 데려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토를 하네요... ㅠㅜ
출근을 미루고 아이를 데리고 근처의 병원에 갔더니, 급성장염이라고 하더군요... 이게 뭔일인지...
저희는 맞벌이를 하는 부부라 아이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일단은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다음날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이 안될듯하여, 안사람과 긴급회의를 통해서 장모님께 부탁하기로 결정을 지었지요..
저희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부득이하게 부탁을 드려야 했습니다... ㅠㅜ
회사일이 끝나고 저녁을 먹고 하남에 사시는 장모님을 모시러 안사람과 함께 갔습니다.
제가 좀 다복하여 자녀가 셋이 있습니다. 이 세놈들 전부다 장모님께서 거의 다 키워 주셨지요...
언제나 아이들이 아프다고 하면 와주셔서 아이들을 봐 주시는데...
신기하게도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아이들이 거짓말 처럼 말짱해 지더군요.

사실은 몇 해 전부터 장모님 건강이 상당히 안좋아지셨습니다. 안경을 쓰고 다니시나, 눈도 더 안좋아지시고...
귀도 잘 들리지 않으셔서 중간정도의 톤으로 이야기를 해야 들으시더군요... 다리도 많이 아프셔서 많이 걷지도 못하시구요...
그래서.. 더욱 죄송한 맘으로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아침...
장모님께서 일찍 일어나셔서 막내녀석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계시더군요...
역시 저희 부부와는 먹이는 것부터 다르시네요... 저희 같으면 밥을 끓여서 조금씩 먹일텐데,
장모님은 쌀을 담가 두셨다가, 절구통에 넣고 갈아서 죽을 만드시데요... 헐... 역시 뭔가가 다름니다 ^^
아파하는 아들을 한번 꼭 안아주고 " 아들아... 아빠 갔다 오테니까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있어.. 알았지? " 하고 얘기했더니,
말할 힘도 없는지 고개만 끄덕 거리는 녀석... ㅠㅜ

퇴근후에 집에 갔더니 이 녀석... 몰라보게 좋아졌더군요... 이건 뭐 마술을 부린것도 아닌데 말이죠... ^^
또 다시 온 집안을 뛰어 다니며 "파워레인저~ 엔진포스~~"를 외치면서 돌아다니네요.. 짜식... ㅋㅋㅋ
위로 누나가 둘이 있어서 이녀석이 조금 여성스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제가 조금 빡세게 키움니다.
군대도 당연히 해병대로... ㅋㅋㅋ  아이 엄마가 막내라고 너무 이뻐만 해서 가끔가다 버르장머리를 어디다 놓고 나왔는지
까불어 대면 제가 무지막지하게 혼을 내기도 하지요...

장모님께서 이틀 동안 저희 집에 계시면서 손주들과 즐겁게 얘기를 나누시고 가셨습니다.
장모님께 항상 죄송하네요... 가까이 계신데 자주 찾아 뵙지도 못하고... 일전의 포스팅에 일주일에 한번씩 장모님을
찾아 뵙겠다고 했는데, 장모님께서 힘든데 뭘 오냐구 하시면서 당신이 전화할때 아이들 데리구 오라셔서 그것도 못 지키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아플때 마다 저희 형편이 여의치 않으면 오셔서 아이들을 돌봐 주시곤 하는데...
이번에도 " 할머니 손은 약손 " 이란 말...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다음번엔 장모님의 레시피를 꼼꼼하게 찍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막내가 또 아파야 되나? ㅋㅋㅋ  장모님~~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라이프코리아트위터 공유하기
  • shared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