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의 횡포인가? 아니면 무지한 부모의 탓인가?



못난 부모를 만난 파워레인저... 그리고 천사같은 선생님...

저희 막내아들은 올해 다섯살 입니다.
일명 파워레인저라고도 합니다. 장래희망이 파워레인저라네요. ㅋㅋㅋ
맞벌이로 인해 막내녀석은 다른아이들 보다 일찍 놀이방에 다녔습니다.
첫돌이 되기전에 보냈으니까 좀 이르긴 이르죠?
막내녀석도 힘들었겠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놀이방에 보낸 부모로서는 정말 가슴아픈 일이었습니다.

겨우 겨우 기어다니던 녀석을 놀이방에 보내면서 감기라도 걸리면,
부모가 옆에 있어줘야 하는데 있어주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던 적도 많았구요...
다행히 천사같은 놀이방 원장 선생님과 보육 교사님들께서 지극정성으로 돌봐주셔서
큰 어려움없이 놀이방을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크리스챤 이셔서 항상 막내녀석의 손을 잡고 기도해주시더군요...
나이롱 크리스챤인 저도 그렇게 못해주는데, 정말...너무... 고마운 분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찾아뵈려고 하는데 마음처럼 잘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 너무 감사 드려요~~


파워레인져 업그레이드를 위해 어린이집에 가다!!

5살인 막내가 어린이집으로 가야할 때가 되어 금년 3월경에 집과 가까운 어린이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그래도 괜찮다는 소문이 자자한 어린이집 이었죠.
원래는 1월달에 보냈어야 했는데 부모때문에 이리저리 끌려다녀야 하는 막내녀석이 불쌍해서
2개월정도 집에서 데리고 있기로 했지요.

그래서 3월에 입학을 시켰는데 이상하게 둘째때와는 조금 다른것이...
초기 입학금이라 해서 60만원을 받더군요. 저희 형편으로는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집안에 문제가 생겨 수중에 가진돈이 거의 없을때라 그랬나 봅니다... ㅠㅜ
어쨌든... 그래서 안사람 한테 물어보았습니다.
 
"60만원을 왜 선불로 내야되는거래?"

"응.. 60만원에 1학기 어린이집 운영경비하구 교재비하구 놀러갈때 경기를 받는건데,
 놀러갈때 그때 그때 받지않고 다 포함된 금액이래.."

다른곳은 놀러 갈때마다 만원이나 비슷한 금액을 내는 반면에 여기는 6개월치를 한번에 받더라구요.
어린이집 마다 틀릴수가 있으니까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헐... 몇일후에 또 10만원을 내야한다고...
이번엔 입학금 이랍니다. 원복값하고, 가방하고, 도시락하구요...
이것 역시 어느곳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그려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 외에 종일반비 8만원, 우유값이 만원 조금 넘구요, 마지막이 결정타였습니다.
통학비 2만원!! 왠 통학비? 여기서 부터 이상한 기운이 스물스물...
목마른 놈이 우물판다고... 그래도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냈습니다.

매월 아이사랑 카드로 결재하는 금액이,
정부지원금 : 197,000원
본인부담금 : 78,000원

매월 현금으로 지불하는 금액이,
경비 및 교재비 : 100,000 (60만원을 6개월로 나눔)
종일반비 : 80,000원
우유값 : 10,000원
통학비 : 20,000원

총 금액이 575,000원 이란 얘긴데... 이 금액이 적절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웃분들중에 어린이집이나 이와 관련한 직종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은 적절한 금액인지
봐주셨으면 합니다. ㅠㅜ



하루는 책을 세권인가 보내달라 그래서 보내주고 의구심에 안사람 한테 물어 보았습니다.

"책은 왜 보내 달라는거야?"

"같은 반 친구들이 세권씩 가져와서 서로 돌려보는거래.."

"그래? 그런데 책 같은 건 어린이집에서 자체 적으로 준비하는거 아닌가?"

"글쎄... 하여튼 아이들끼리 좋은 책 돌려보는 거니까 좋은거자나.."

"뭐... 그건 그렇지..."



다시 몇일후... 이번엔 견과류 세가지를 준비해 오라 하더군요.

"이 어린이집은 뭐 이리 가져오라는게 많냐?"

"이건 아이들이 간식으로 먹을거라는데? 이것도 한명씩 돌아가면서 가져간다 그러던데?"

"그럼 대체 어린이집에서는 뭘 하는거냐? 나참... 그래 많이들 먹고 똑똑해 진다면야 뭐..."



큰딸이나 둘째를 보낼때는 이런것이 없었는데 참 특이하다 했습니다.
하기야 매년 달라지는 것이 아이들에 대한 보육제도이고,
물가 상승률에 따라 원에서 요구하는 비용도 더 늘어나고...
맞벌이 부부의 허리만 활처럼 휘어지는가 봅니다.. ㅠㅜ


파워레인져 다른 곳에 둥지를 틀다~

아이가 어떤 곳에 적응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아이에게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주게 됩니다.
그 동안 같이 놀던 친구들.. 선생님.. 환경.. 이런것을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요...
파워레인저가 3개월만에 다른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안사람과 이야기도 많이했는데 결론은 다른곳을 알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곳을 알아보고 3개월만에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첫번째. 통학버스

제가 한번은 회사에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안사람 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어린이집 차량 올때쯤되서 나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오랫만에 아빠 노릇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흐뭇해 하며 기다렸습니다.
오후 6시에 아이를 받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넘어도 차는 안오고..
걱정 스런 마음으로 안사람한테 전화를 했더니 하는말,

"우리 집 앞까지 차가 안오구 밖에 큰길로 나가야되"

큰 길까지 가려면 어른 걸음으로 5분~10분 정도 걸리는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 길을 매일 큰놈이 동생데리구 왔다갔다 했답니다.
"비오는날은 대체 여길 어떻게 다닌거지?" 이런 생각으로 머리끝까지 화가나고...
기다리는 아들 걱정에 10년만에 전력질주를 했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밖에서 아들손을 잡고 기다리시더군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들을 집에 데려 가는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르...
바쁘다는 핑계로 이런것도 모르고 살아온 제가 너무 한심해서 말이죠...

저녁에 안사람과 얘기를 했습니다.

"차가 왜 거기까지만 오는거야?"

"어린이집 차가 미니버스라 우리집 앞까지 들어오는 길이 너무 좁아서 들어올수가 없데..
그래서 거기까지만 태워준다고 그러더라구..."

기가차고 혈압이 올라서 안사람에게 뭐라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내일 부터는 데려다 주고 일끝나면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제가 출근할때마다 미니버스가 골목안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그렇게 협소한 골목도 아닙니다. 저희 집 윗쪽으로 창고들이 있어서 5톤 트럭도 왔다갔다 하는 길입니다.
이런길을 미니버스가 못 들어온다는건...
차량 기사가 운전을 못한다거나, 아니면 차를 돌리기 싫은 귀찮음 때문이라 결론지었습니다.
운전을 못하는 기사에게 내 아이를 맡길수 없을뿐더러,
그것을 귀찮아 하는 사람에겐 내아이도 귀찮을 수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더 싫었습니다.

제 친구의 아들도 파워레인져랑 같은 어린이 집에 다닙니다.
한번은 친구의 식구들과 같이 저녁을 먹는데 어린이 집 얘기가 나왔습니다.
다소 충격적인 얘기를 하는 친구녀석 와이프...
알고보니 이 어린이 집에는 통학용 차량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아이들을 통학시키고 통학료까지 받아가냐고 물었더니,
차량이 두대 있기는 한데, 모두 지입 차량 이라고... 헐...
한마디로 운전하시는 기사분들이 정식 직원도 아닌 아침에 잠깐 아이들 데려다 주고
또 다른데 가셔서 일하시다가 저녁되면 다시 오셔서 아이들을 태워다 주는 것입니다.
이 기사 아자씨들의 출근 시간은 8시...
그러면 빨리 타는 아이는 어림잡아 8시 10분쯤 되는 것이고 멀먼 멀수록 늦어지는 것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에는 아주 미치고 팔딱 팔딱 뛸 노릇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시간을 못 맞춰준다 하여 그냥 안사람 출근하는 시간에 태워다 줬습니다.

제 친구녀석의 아들은 기사 아저씨 출근 시간에 태워서 보낸다 하는데,
1분만 늦어도 이 아저씨가 싫은 소리를 했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위와같은 상황이었고... 이에 원장샘한테 항의를 했는데 답변이 더 기가 막힙니다.

원장샘 왈 "제가 집이 멀어서요, 아이들을 통학시켜주기가 힘들어요..."
원감샘 왈 "제가 면허가 없어서요..."

헐... 대체 뭡니까? 그래도 아이들을 위한 차량 보험은 들어있다고 하네요...쩝...



두번째. 어린이 집은 한글을 가르치면 불법?

이 얘기도 이번에 처음들은 아주 황당한 얘기였습니다.
저희 집에는 세아이가 있습니다. 큰넘은 중학교 3학년, 둘째는 초등학교 2학년...막내는 5살 ^^
큰놈이나 둘째나 어린이집을 다녔었구요, 한글도 왠만큼은 어린이집에서 배웠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조기교육으로 학교의 위상이 낮아지고,
미처 유아때 배우지 못하고 들어오는 아이들은 조금 떨어져서 불균형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집에서 부모님이 가르쳐 주신다거나,
아니면 한글을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 가서 배우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으니... 그게 문제인 것이죠..
어떤 부모가 다른 곳에서는 한글도 가르치고 덧셈, 뺄셈도 가르치는데,

"우린 법적으로 못가르치게 되어서 가르치치 않습니다" 라고 말하는 어린이집에 보낼까요?

법적으로 안된다는데 뭐 힘없는 부모가 어쩔수 있나요? ㅠㅜ
하지만, 굳이 법을 운운해가며 그런말을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위와같은 사연으로 막내 아들녀석은 어린이집을 옮겼습니다.
사실 막내 아들 녀석 입장에서는 전혀 해로울것도 부족한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잘 다니던 어린이 집을 옮긴다는 것이 아이에게 힘든 일인지 알지만,
저희 부부는 더 나은 환경과 교육을 위해 어린이집을 바꾸게 되었답니다.
다행히 막내 녀석은 적응을 잘 하고 친구도 몇명 사귀었다고 하네요...
어린이집을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일종의 소비자로서 횡포에 가까운 경험을 했고,
그런 사람들에게 내 아이를 맡긴다는 것이 부모인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라 생각되더군요..

어느새 아이들이 자라나는 작은 교육기관에도 장사로 인식될만큼 작은 시장이 난립하는것 같아
씁씁하기만 합니다.
아마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을 보내는 부모님들 중에는 내 아이를 어디로 보낼지 알아보는 도중에
마치 배짱장사처럼 느껴지는 곳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그럼에도 어쩔수 없이 그런곳에 보내야하는 부모님도 계셨을 줄로 압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쩔수 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어린이집의 횡포인가? 아니면 무지한 부모의 탓인가?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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