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 하는 곳은 유통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 입니다.
이곳에서 일한지도 벌써 10년 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다음달 15일 이면 딱 10년이 되는것 같네요.
그동안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별의별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이 계통에서 다툼이 일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자재대금 결재의 문제 입니다. 앞으로도 뽀족한 수가 없다는게.. .참... ㅠㅜ

그래서... 외상이 없는... 즉!! 결재가 안되면 제품이 아예 출고가 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서,
한동안은 웹쪽으로 눈을 돌려서 쇼핑몰 개념으로 판매를 해볼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만만치 않더군요...
오프라인으로 판매 하는것보다 단가 싸움이 더 치열하고, 배송중의 파손이나, 불량 회수의 문제까지 고려한다면...
아예 생각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일단!! 외상이 없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자가 가져가는 마진율의 일부와 카드수수료를 제외 한다면 택배 발송하는 인건비도 안나온다는 결론!!
그냥 하던일이나 열심히 하자!!  이러한 결론으로 마무리 지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지금도 가장 힘든....
물건을 팔고 결재를 받는 몇가지 유형에 대해 경험담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의 사항
   제가 올리는 글은 유통을 하는 모든 분들이 포함되는 얘기가 아니며, 거래처의 경우도 모두다 그런것은 아니고,
   일부의 경우를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외상거래시 결재의 세가지 유형


첫 번째. " 못 받으면 못준다!! "

저희 업종의 거래처의 경우 대부분의 거래처가 공사를 하는 업체가 많습니다. 물론 소매점도 있구요...
결재를 잘 해주는 업체는 항상 잘 들어옵니다. 나중에 깨달은 이치이지만... 결재 잘 해주는 업체가 매출도 많더군요...
이와는 반대로 결재가 늘어지고 깨끗하지 못한 업체들은 아주 가관이지요...
이런 업체들은 막바지 까지 가면 " 못 받으면 못준다 " 이런 식이 되어 버립니다.
심지어는 연락두절에... 어쩌다 연락이 된다 치면 " 이번일 마무리 지으면 드릴께요... " 라고 하지만...
이 역시 받을수 없는 지경에 이르르는 것이 보통 입니다.
거래처 하나 만드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 입니다. 신규 거래처 하나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데,
제가 볼때는 반반의 결론이 항상 도출 되는것 같습니다.

제가 한번은 결재가 너무 미뤄져서 업체를 직접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업체 사장님이 외제차에 수십평대 아파트에 살며, 아주 아주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지요. 그래서, 결재 문제로 방문을 했다고 업체 사장님께 얘기를 드렸는데...

" 아직 저번에 공사한게 수금이 안되서 결재가 못 나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
" 사장님... 벌써 3개월을 기다려 드렸자나요... 아주 많은 금액도 아닌데 조금씩 이라도 주시면 안될까요? "
" 지금 당장은 전혀 여유가 안되니 내가 이번달 말까지는 분명히 해 드리겠습니다. "
" 그럼, 이번 달 말까지 약속 하신 것 꼭 지켜주십시오. "

결국은 이후로 세달이 지나서야 겨우겨우 받아내고 거래를 끊어 버린일이 있습니다.
" 못 받았으니 못주겠다!! "  양심상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ㅠㅜ



두 번째. " 미안한데요... 어음 드리면 안될까요? "

위의 소제목 처럼 어음은 주는 사람도 미안해 하면서 주는 것이 지금의 현실 입니다.
어음... 캬~~ 이건 대체 누가 만들어 냈는지 지금의 현실로 보자면 아주 위험한 결재 수단 입니다.
어음이란... 10만원권 수표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시한부 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말할수 있겠네요...

어음을 쉽게 말하면...
2천만원의 금액을 6개월로 하여 어음을 발행하여 결재를 해준다고 하는 것은...
6개월 후에 해당 은행에서 어음에 기입된 금액을 지급한다는 계약서와 다름 없는 것 입니다. 그냥 종이 쪼가리와 다름이 없습니다.
다행히 어음을 발행한 사람이 정확히 6개월 후에 은행에 자금을 예치 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사람의 일은 모르는 것입니다. 3개월후의 상황이 나빠질지 좋아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요...
지금 당장 보았을때 그 사람의 재무상태와 경영상태가 좋아 보이지만 3개월 후에는 어떻게 된다고 장담은 못 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6개월 후에 2천만원이 예치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그 뒤로 폭죽놀이가 시작 됩니다.
여기서 뻥~ 저기서 뻥~...  일명 어음이 터지는 소리지요...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 합니다.
IMF 때 많은 중소기업이 무너진 이유는 바로 이 어음이란 종이 쪼가리가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하죠.

발행인이 6개월짜리 어음을 발행하면 그 어음을 1차로 받는 사람은 그 돈을 받기 위해서 6개월을 기다려야 합니다.
1차로 받은 사람이 자금의 여력이 있다면 은행에 넣어 두고 6개월 후에 지급을 받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1차로 어음을 받은 사람이 가 2차 거래처에 제품 결재 대금으로 넘기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어 월 1회씩 어음이 건내진다 하면, 5개의 업체가 이 어음에 엮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어음 발행인이 운영하는 기업이 부도가 난다거나, 자금상의 악재가 겹쳐서 어음만기
일자에 자금 예치를 못할경우에는... 이 어음에 엮인 다섯개 업체가 큰 화를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작은 금액의 어음이라면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겠지만, 고액의 어음이 한번에 무너지게 되면...
줄줄이 도산의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의 예 처럼... 어음이 위험하다는 것은 유통을 하고 장사를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잘알고 있는 사실 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어음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은... " 못 받는 것 보다 그래도 받는게 낫자나 "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못 받는 것 보다는 받는것이 낫습니다.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니까요...
어음!! 제가 생각 할 때는... 하루 빨리 없어져야 하는 제도가 아닐까 합니다.


세 번째. " 연락두절!! "

저희 회사의 경우는 신규 거래처가 생기게 되면 일단은 현금 거래를 먼저 시작하게 됩니다. 많이 디어서 말이죠.. ㅋㅋㅋ
매장을 가지고 운영하시는 분들의 경우에 결재가 늘어지거나 약속된 날짜에 결재가 되지 않는다면, 출고 정지나...
조금 더 심하면 제품을 회수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품 회수는 조금 드문일이기는 한 일이구요...

문제는 방문해서 제품을 구매해 가지고 가는 분들 입니다.
방문해서 제품을 구매하시는 분들은... 회사의 영업사원이 특별히 영업을 하지 않고도 입소문으로 찾아오시는 분들 입니다.
어떤 업체에 가면 아예 프런트 앞에 " 외상 절대 금지!! " 라고 써 붙인 업체도 있는데...
이것도 꾸준히 거래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외상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돈을 주고 받는 철두철미한 인간관계
이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사람간의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남녀간의 감정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ㅋㅋㅋ

그래서, 외상 거래가 시작 되게 됩니다. 이걸 알면서도 진행하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젠장할...
이때 부터는 매출액이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공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외상으로 자재를 조달해줄 든든한 빽이 생겼으니,
잡히는대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며 일을 합니다. 어떨때는 제가 봐도 대단들 하시더군요.. 지치지도 않는지...
이에 반해 외상 잔고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습니다. 이것도 한두달은 월말에 딱딱 입금이 됩니다.

그런데... 한순간에 막히는 일이 발생합니다. 일을 했는데 아직 못 받았다는 둥,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둥...
결재가 안되면 출고를 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정석이긴 하지만 밀린 자재 대금을 받으려 또 출고를 시킵니다.
그래서 조금 결재를 받고, 또 다시 자재를 출고 시키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되면서 잔금이 계속 남게 됩니다.

이에... 회사입장 에서는 더 이상의 거래는 안되겠다 싶어 고객한테 연락을 취하게 됩니다.
" 죄송한데요... 이렇게 저렇게 해서 더 이상의 자재 출고는 힘들것 같습니다. 남은 결재대금을 완불해 주시면 그 때
  다시 출고시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런 통보성 멘트를 날리게 되지요...

이때부터!!  연락두절에 들어 갑니다. 우리가요? 아니죠~~  자재를 가져가고 대금 결재를 미룬 그 고객 말입니다.
하루에 전화를 열두번도 넘게 해도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어이 없죠 참....


모든 거래처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런분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극소수의 일이지요...
거래처가 하나 생기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고 일을 합니다. " ㅇ 월   ㅇ 일  ㅇㅇ시 까지 어디로 납품해 주세요! " 라고 하면,
직원들은 늦은 시간 까지 남아서 납품할 제품들을 상차하느라 야근도 합니다.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거래처 납품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데, 나중에 결재를 받을때까지 굽신거리며 결재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거의 애걸 복걸을 해야 겨우 겨우 수금을 한답니다.

제가 결재 문제 때문에 너무 답답할때는 농담 삼아 동료들 한테 가끔 이야기 합니다.
" 차라리 길거리에서 토스트를 팔거나 자판에서 물건을 파는게 낳겠다. 그건 아예 외상이라는게 없자나. 현금이고... "

이 바닥에서 10년... 저희 대표님 말씀을 들어보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결재 부분에 대해서는 거긔 달라진게 없다 하네요...
제가 봐도 아무리 뜯어고쳐도 없어 지지 않는 외상 거래의 단점... 아마 고치기 힘들것 같습니다.

또다시 죽음의 월말이 다가 오네요... 쩝... 다시 전화기를 붙잡고 사정해야 되나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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