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이야기] 기합으로 무장한 해병대 이병생활


 

 

 

 

오랫만에 해병대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너무 오랫만인것 같네요.

전역한지도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만... 최대한으로 기억을 끌어올려 ㅋ

그 시절을 추억해 보려 합니다.

 

음... 벌써 15~16년 전 일이니까...

해병대 지원해서 가실분들은 너무 현실화시켜 보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백령도로 간 기합빠진 해병 이병


 

타군에서는 작대기 하나. 즉, 이등병이라고 하죠? 해병대는 이병이라도 부릅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하여튼 그렇게 부른답니다.

 

사실... 이병때는 거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이병 = 쫄병" 이렇게 부르니까요 ㅋ

 

제가 근무한 곳은 백령도.

훈련단을 떠나 인천 2함대로 이동하여 하루를 보내고 드뎌 2박 3일간의 휴가를 받습니다.

지금도 그러나 모르겠습니다. 백령도 연평도 대청도로 실무가 선택된 해병들에게는

입도전. 3일간의 휴가를 줍니다. 물론 집에도 다녀올 수 있죠. 지금도 그럴란가요?

 

여튼간에. 3일이 하루같은 휴가를 마치고 인천 2함대에서 하루를 보낸후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연안부두로 향합니다. 아...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 처지도록 가기 싫고...

겁도나고... 통통배를 타고 갈줄 알았는데. 왠일이랴... 데모크라시호 쾌속정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배에 올라타고 5시쯤 되었을까? 소청도 대청도를 경유한 쾌속정이 백령도에 접안을 합니다.

부두에는 하사관, 헌병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군대 오기전 멋지게 보였던 하얀색 하이바를

착용한 헌병들이. 내가 군복을 입고 보니 이제는 무서워 보입니다... ㅠㅜ

 

인솔을 따라 군용차에 올라타고...

또 다시 백령도 실무배치전에 가는 곳으로 차가 향합니다. 누군가가 했던말이 기억나네요.

 

"이곳이 너희들에게 마지막 천국이다!!"

이 이야기를 몸소 체험하는 것은 불과 몇일 걸리지 않았답니다.

 

그곳에는 후반기 교육을 받고 온 선임해병님들과 동기들이 같이 생활을 했었는데요.

뭐.. 그냥 선임해병님들과도 동네 형 친구처럼 지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 운좋게도 고등학교 같은과 1년 선배를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김양길 해병님~~ 어디 계셔요~~~

 

드뎌. 787기 동기들이 찢어지는 날이 왔습니다.

각 부대의 인솔자들이 몇일만에 기합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이병들을 데리고 이동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동기들과의 이별. 마지막 천국과의 이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체 여기가 어디야!!


 

보안 관계상 백령도 까지만 이야기 하고 자세한 실무부대 이야기는 피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만 애국자인척 하는거냐?" 라고 물으실지 모르겠지만... 제 이야기니까 제 맘대로 하려구요 ㅋㅋ

 

꽃봉(더블백이라고 하죠)을 메고 인솔자. 주임상사님을 따라 부대 안으로 진입.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노려보는 시선을 충분히... 온몸으로 느끼며 동기의 뒤통수만 보고

따라 갔습니다. 뭐... 여기저기 기웃거릴 신분(?)이 아니라서 그냥 걸어만 갑니다.

 

중대장님께 신고를 하고. 또 다시 주임상사님을 따라 배정받은 내무실로 갑니다.

저는 운좋게도 동기와 한 내무실을 쓰게 되었죠. 이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같은 중대에만 있어도

엄청난 행운이거던요.

 

 

[위 사진은 퍼온 사진입니다]

 

내무실 문이 활짝~ 전쟁터 한가운데 있는 막사를 연상케 하는...

영화에서만 보았던 약 70년대 내무실의 풍경과 금방이라도 우리 둘을 잡아 먹을것 같은 선임해병들의

살벌한 눈빛. 긴장과 절망이 온몸을 휘감더군요.

 

주임상사님이 새로온 신병이라고 소개를 해주고...

"괴롭히지 말고 친동생처럼 적응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줄것!!" 이라는 이야기를 마친후 밖으로 퇴장.

 

동기와 저는 한동안 정면의 창문만 주시하고 꼼짝 없이 서 있었습니다.

하기야... 할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이곳에 대해서 아는것도 없거니와 뭐부터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알수가 없죠.

 

 

그때쯤...!!

 

"야!! 쫄병!!"

"네!! 이병 박헌수!!"

(몇시간 전까지 절대 찾아볼 수 없었던 벼락같은 목소리로 기합 덩어리로 변신하게 되었습니다.)

 

"너 이리와봐!!"

(약 세걸음 거리를 한걸음 거리마냥 귀신같은 속도로 전진)

 

쫘~악~~~

(싸대기 맞는 소리)

 

순간... 멘붕에 빠진 쫄병... "내가 왜 맞은거지? 대체 왜?"

선임 해병님이 드뎌 입을 열고 이야기를 시작 합니다.

 

"해병대가 안경을 써? 아나이 해병대 흘렀네 흘렀어!!" 라고 하며.

당장 안경 집어 넣으라고 하더군요. 안경을 집어 넣을 것도 없었습니다. 싸대기를 맞는 순간

안경이 저 멀리 날아갔기 때문이죠...

 

이렇게 어마무시한 해병대 이병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백령도에 입도 했을때는 강릉 무장공비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은 터라. 모두들 전투복에 탄띠와

철모를 쓰고 다니더군요. 저는 여기가 서해 최전방이라 원래 그런줄 알았답니다. ㅎㅎ

 

 

음...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는 해병대 이병의 적응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빨리 적응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엄청난 노력을 퍼부었지만...

쉽게 적응할 수 없었던 이야기로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위 내용은 아주 오래전의 해병대 생활입니다. 그땐 그랬지... 라는 심정으로 글을 쓴 것이니.

해병대 니들이 그렇지.. 라는 이야기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어느곳에 가던지 안해본것들에 대한 적응은 힘든 법이죠.

해병대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누구나 가서 적응 할 수 있고. 지원으로 가는 것이니 그 정도의 생활은

충분히 견뎌내리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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