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글 치고는 너무 시간이 오래 됐네요 ^^
포스팅이라는거.. 쉽게 얕보고 덤볐다가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있습니다.. ㅠㅜ

이번에는 해병대 훈련단 생활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저번 포스팅에 말씀드렸듯이 군사보안적인 내용이 많아서 자세한 내용은 힘들것 같구요,
훈련단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글]
1. 해병대 지원편
2. 해병대 입소편





여기는 사람을 귀신잡는 해병으로 만든다는 포항 제2 해병 훈련단 입니다.
훈련교관(이하 DI) 들에게 온갖 협박과 욕설을 들어 가면서 말만 군인인 해병 훈련병의
하루가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입대한 날이 8월 7일 이니까...  사람을 태워 죽이는 한 여름입니다.
사복을 입은채로 여기저기 끌려 다니는데, 땀은 비오듯 흐르고... 목은 바싹바싹 마르고...
여름에 몇일 안씻으면 나는 냄새 있죠? 쉰내 비슷한거... 캬~~아~~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러던중... 어느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헉!! 오아시스가 나타났습니다. 사막한가운데 왠 수도꼭지가 덩그러니...
검증이 된 물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개떼처럼 달려들어 미치듯이 마셔댔습니다.





그때....

"동작그만!! 동작그만!!" DI의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이 땡볕에 물한잔 안주고 거의 3시간여를 여기저기 끌려 다녔던 동기들은 그 소리를
들을수가 없었습니다. 뭐... 들었어도 못 들은거지요...
DI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은체도 안하고 목마른 사자들은 수도꼭지에 매달려
떠날줄을 모르고...
이에 ㄱ ㅐ거품을 물고 훈련병들을 향해 소리치는 DI..

" 이 ㄱ ㅐㅅ ㅐ ㄲ ㅣ 들이 미쳤구만!!
 내가 오늘부로 니들 사람말 잘 듣는 개로 만들어 줄테니 각오해라!!"

순간 동기들 사이에 싸~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그러거나 말거나란 생각으로
다시 수도꼭지에 매미처럼 달라 붙었습니다. 다들 저와 같은 생각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드는데, 일단 내가 죽게 생겼으니 마른 목부터 축이고 보자...'
동기들 모두 지금의 행동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대충은 짐작 했으나...
그 정도가 상상플러스... 상상 X 100배 정도 였다는거.... ㅠㅜ

지루한 하루가 지나가고 어둠이 말 없이 침투를 했습니다.
말이 동기지, 이제 만난지 반나절 조금 넘었는데.. 아무래도 서먹서먹하죠...
그래서 더 지루한 하루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군인의 하루일과의 마지막은 순검입니다. 타군은 이것을 점오라 하지요?
순검에 대해서는 실무편에서 자세하게 설명해드리도록 하구요...





경례도 겨우 겨우 하는 해병의 탈을 쓴 민간인들의 순검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다지 긴장감도 못느끼겠고, 그냥 인원파악이나 하고 말겠지...' 란 허무맹랑한 생각과 함께...
완전 개판입니다. 뭐.. 개판이 아니면 다 간첩이겠죠? ㅋㅋㅋ
소대별로 인원을 나누고 소대중에 가장 키큰놈이 소대장 훈병이 됐습니다.
소대장 훈병은 소위.... 반장 노릇을 하게 됩니다.

사복을 입혀 놓은 채 진행되는 해병대 순검!!
기본적으로 지구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대답하고 숨소리조차 내지 말라고 사전에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만 하면 되겠지 하고 소대장 훈병이 로보트를 연상케하는 DI에게
순검신고를 하는 그 순간...!!
제 옆에 놈이 갑자기 기침을 했습니다. 소대인원 전부가 그놈한테 시선이 쏠렸고,
천둥같은 목소리로 고함치는 DI의 말...

"어떤 놈이야! 하늘에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해병대 순검 시간에 어떤 놈이야!!"

옆에 있던 동기가 손을 들고 실실 쪼개며 하는말...

"감기가 걸려서 기침이 나왔습니다!!"

아주 우렁차게 얘기하더만요...
그 말을 듣고 복도 중앙에서 기계처럼 보폭을 유지하며 걸어오는 DI...
제 앞을 지나 그 놈앞에 서서 또다시 기계처럼 우향우를 하고 서서는 3초간 쳐다본후 하는말...

"너! 미쳤어? 미쳤나? 너 같은 놈이 해병이 되겠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때... 모두의 눈을 경악하게 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마치 유도경기의 한판승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눈에 보였습니다.
바닥에 매트는 커녕 돌 바달에 패대기 처지는 그놈..
패대기 처져있는 그 넘을 워커발로 지근지근 밟아 버리는 DI...
그것도 기침 했다고 주둥이를 자근자근 밟아 버리더군요.. ㅠㅜ
반항은 커녕 동네 개 맞듯이 두들겨 맞는 처참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흠씬 두들겨 맞고 있는 동기놈을 모두 목격했습니다.
다들 그랬겠지만... 저놈이 불쌍하기 보다는 나한테 불똥 튀길라 모두 숨죽이고 힐끗힐끗 쳐다보기만..
찜질이 끝나고... DI왈...

"니들은 아직 군인이 아니다. 하지만 니들이 해병대 간다고 지원해서 온거다.
6주동안 나는 너희들을 해병으로 만들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할꺼니까 다들 각오하도록!!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아마 훈련단 들어와서 가장 큰 목소리로 대답한게 이때였을것 같네요..
어딜가나 시범타를 조심하라고 하죠? 아주 뼈저리게 느껴본 날 이었습니다.
하여튼... 그 놈 덕분에 기합이란 기합은 그날 다 받아 봤습니다.
엎드려뼛쳐는 기본이었구요.. 깍지끼고 팔굽혀펴기, 이층 침상에 다리 올려놓고 원산폭격...
거의 1시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것도 첫날에 말입니다... ㅠㅜ




오늘은 이쯤해야겠네요... 이것이 겨우 하루동안의 이야기입니다. ㅋㅋㅋ
요즘 개인적인 문제로 포스팅이 너무 띄엄띄엄 되는것 같습니다...
월말이 다가오면 회사가 너무 바빠져서 말이죠...

얼마전에 현빈이 사령부 홍보병으로 간다고 하다가 다시 일반병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저는 개인적으로 군대에 왜 홍보병이나
연예인만 따로 모아두는 연예병과가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럼 뭣 하러 군대가는지...

따지고 보면 군대처럼 공평한 집단은 없습니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같은날 같은시간에 입소하면 그때 부터 평등화가 되지요...
그런데... 그 안에서 다시 두부류로 나눈다는건 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연예부대를 창설하던가... 쩝...
아우~~ 갑자기 열이 확!! 오르네요 ㅋㅋㅋ

그럼 다음편을 기대해주시고.... 저는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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